당신이 정말로 열광적인 교인이어서 이교도와 무신론자를 대량 살륙하고 싶다든지, 혹은 극도의 인종주의자라서 꼴보기 싫은 열등인종들을 이 세상에서 영구히 멸종시키고 싶다면 이 글을 보는 것이 약간의 유익이 있을 것이다.

  유사이래 적대대상을 지상에서 완전히 축출하는 행위인 학살은 언제나 있어왔다. 유사이전 원시인들끼리의 부족다툼 중에서도 그러한 일은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며, 근대에 이르러서는 히틀러나 폴 포트에 이르기까지 학살은 멈추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계속 존재하리라 확신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학살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역사적인 사건들로부터 이 점에 대하여 계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글은 역사적인 몇몇 사례들을 중심으로 서술될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학살을 위한 요령은 무엇이겠는가?
  제 일은, 학살의 대상들을 최대한 빨리 해치워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학살에 대하여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은 누구인가? 바로 제 3제국의 퓌러이다. 그가 죽인 유대인들을 둘러싸고 수백만명이니 수십만명이니 수량을 두고 중설이 분운하나, 그 수량이 어떻고, 그의 명성이 어떻든지간에 그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학살자이다.
  어째서인가? 적들은 이미 우리의 사회에서 필요가 없는, 잉여적으로 판단된 부류의 인간들이다. 그들을 제거하기 위해 그렇게 사회적인 정력을 들여가며 장기간동안 그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는가? 이것은 심한 낭비에 다름 아니다. 또한, 그렇게 장기간에 걸쳐 비교적 천천히 그들을 죽인다면, 생존자들이 불만을 품고 당신의 학살행위에 제지를 걸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학살이 끝난 뒤 생존자들이 부르는 학살시대의 비가는 당신의 평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므로 학살의 대상이 어떠한 반응을 일으키기 전에 깔끔히 정리하는 것이 당신에게 이익일 것이다.

  제 이는, 학살의 대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그것에 부수되는 양민의 피해도 감수하라.
  세계사상 성공적인 학살극에 속하는 알비파 십자군의 경우를 보자. 그들은 한 도시에서 이단인 알비파와 정식적인 가톨릭을 구분할 수 없게 되자 "심판은 하나님께 맡기고 모조리 죽여라"라는 말로써 알비파 뿐만이 아니라 가톨릭신자들도 과감히 죽였다. 이들의 과단성 있는 판단은, 알비파로 하여금 다시는 유럽에서 흥기할 수 없도록 하였다. 이것은 암종이 있을 시, 경우에 따라서는 장기를 적출하는 것과 같다. 만약, 이 점을 무시하고 약간의 온정으로써 학살대상과 비학살대상을 나누려고 애쓴다면, 혹시라도 그들 중에 남아있는 학살대상들이 당신에게 무슨 짓을 하려들지 모른다.
  명심하라. 어차피 그들은 당신에게 있어 어차피 남이다.

  제 삼은, 학살의 대상을 명확하고도 분명히 하라.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학살은 전략적으로도, 물론 당신의 안위에도 좋을 것이 없다. 그나마 히틀러가 집권기간 동안 학살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유대인"이라고 하는 학살대상의 범주를 매우 분명히 잡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도 성공적인 학살극은 학살의 대상이 비교적 명확하고 한정되어 있는 데서 나왔다. 폴 포트와 같이 학살 대상을 애매모호하고도 광범위하게 잡는다면, 당신의 학살은 아마도 실패로 인도될 것이다.

  제 사는, 학살의 대상을 잘 잡아야 한다.
  역시 성공적인 학살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청 건륭제의 중가르 부족 도륙은, 학살의 대상이 중가르라고 하는 비교적 한정된 지역에 사는 부족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반면 히틀러는 유대인이라고 하는 과국적인 집단에 대하여 학살을 진행하여 자신의 영역 밖에 있는 유대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생각해 보라. 가령 당신이 한국 내에서 화교에 대하여 무차별적 학살을 일으킬 결심을 하였다면, 세계 각지에 있는 화교사회, 더 나아가 2차세계대전 당시의 유대인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는 중국이 당신을 가만히 두려고 할 것인가?

  위의 네 가지 점들을 통해 성공적인 학살이 어떠한 덕목을 지녀야하는지 대략은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학살 방식일까? 단기간에, 원하는 목표에 대량의 살상을 가능케 하는 무기로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하나 정도이다. 다름아닌 수소폭탄이다. 아직은 진정한 의미의 수소폭탄은 기대하기 어려우나, 만약 진정한 의미의 수소폭탄이 만들어진다면, 학살대상 중 생존자가 남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요, 그들을 기념할 어떠한 것도 제대로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위대한 학살자를 꿈꾸는 여러분이라면 고려할만한 일이다.
Posted by 自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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